LA 다저스 내야수 김혜성이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무안타 경기를 경험했지만, 경기 막판 첫 100마일 이상 타구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증명했다. 심판 판정 논란 속에서도 중심 있는 스윙은 그의 잠재력을 입증하기 충분했다.
논란의 중심, 삼진 3개…스트라이크존 불신
김혜성은 9일(한국시간) 애리조나주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 8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장, 4타수 무안타 3삼진에 그쳤다. 3경기 연속 안타 행진도 멈췄다.
특히 5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의 삼진은 심판의 스트라이크 콜 논란을 낳았다.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스위퍼 두 개가 볼로 보였지만, 주심 브레넌 밀러는 모두 스트라이크를 선언했다. 김혜성은 억울한 표정 속 미소로 조용히 불만을 표현했으며, 현지 중계진조차 “지금 공은 볼인데 2스트라이크가 됐다”고 언급했다.
스트존 혼란에 흔들린 타격 밸런스
이후 타석에서도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불신은 타격 밸런스에 영향을 미쳤다. 6회 타석에선 몸쪽 떨어지는 커브에 헛스윙 삼진. 초반부터 이어진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 콤보에 적응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김혜성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스트존 경계 구간 공략’에 대한 숙제가 여실히 드러났다.
이는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시범경기부터 언급해온 부분이다. 그는 “김혜성은 강한 타구와 삼진 억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9회 마지막 타석, 105.2마일 강타…MLB 첫 ‘100마일 타구’
하지만 9회 마지막 타석에서 김혜성은 침묵을 깨는 희망을 쐈다. 케빈 긴클의 슬라이더를 정확히 당겨 우익수 방향 타구 속도 105.2마일, 발사각 17도의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날렸다. 비록 안타로 연결되진 않았지만, MLB 콜업 후 처음으로 100마일 이상을 기록한 타구였다.
이는 로버츠 감독이 가장 강조한 ‘하드히트 능력’이 본격적으로 구현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트리플A 시절부터 김혜성은 타구 질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고, 그 결과가 메이저리그 무대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성장통 속 발견한 진짜 수확
김혜성은 2024 시즌 트리플A에서 28경기 0.284 타율을 기록하며 콜업됐다. 데뷔 후 첫 무안타 경기이지만, 심판 판정 이슈와 스트존 적응 실패 속에서도 완성도 높은 타구를 기록한 점은 긍정적이다.
“삼진을 줄이고, 강한 타구를 만들라”는 로버츠 감독의 주문에 김혜성이 어떻게 응답할지, 그의 다음 출전이 더욱 주목된다.